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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 디자인 · 진행 
2020. 3-4


상주의 얼굴들 그리고 놀기
Please, be my interviewee

상주에서 어떻게 노는지 들려주세요. 상주의 이야기가 궁금한 한 사람이 당신의 초상화를 그려 드립니다.
낯을 좀 가리는 인터뷰어가 초상화를 그려주는 작업을 통해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남해 상주마을 사람들이 어떻게 노는지를 인터뷰하고, 참여한 사람들의 얼굴을 그리는 프로젝트입니다.





1. ‘히어리남해’를 방문해주세요. 위치: 동동회관, 현대이용원 옆
2. 자리에 앉으시면 인터뷰가 진행됩니다. 진행시간 약 10~15분
3. 상주에 대해 궁금한 것들을 질문할테니 이야기 해주세요. 원하지 않는 답변은 해주시지 않아도 됩니다.
4. 인터뷰가 끝나면 사진을 찍고, 초상화를 그려드립니다.
5. 그려진 초상화는 ‘히어리남해’에 전시 후 선물로 드립니다.
6. 집으로 돌아가서 남은 하루를 즐겁게 보내시면 됩니다.

인터뷰 대상(총 20명)
10대: 여 4명, 남 2명
30대: 남 2명
40대: 여 6명, 남 1명
50대: 여 1명, 남 1명
6-70대: 여 2명, 남 1명







나: 너 그거 이름 다 알어?
아이 1: 다는 모르고 삿갓조개는 알아요. 이게 돌같은 데 붙어 있는데요, 사람이 막 바로 안떼면 붙어서 잘 안떼진데요. 이거는 칼로만 떼구요. 여기서 내가 가장 많이 봤던 조개는 요거.
아이 2: (귀에 소라를 대며) 소리가 난다 소리!
아이 1: 난 이런 소리가 좋아.
아이 2: 왜 이런 소리가 왜 나는거지?
나: 나도 잘 모르겠어.
아이 1: 바다의 소리.
아이 2: 와, 그러면 조개 잡으러 가자!

— 상주마을 초등학생 친구들 인터뷰 중



질문: (어렸을 때 수영하고 놀았다던 저수지는)안 깊어요?
대답: 깊죠. 죽을뻔 했어요. 누가 머리끄댕이 잡고 끄집어 줬을 때도 있고.
질문: 남해에서 좋아하는 장소가 있나요?
대답: 제일 좋은거는 상주해수욕장. 여름 말고, 여름에 사람이 너무 많이 오니까. 여름에는 일해야 하니까 바닷가가 낭만의 장소가 아니라 일터죠. 저도 이제까지 바닷가를 낭만스럽게 못보다가 다른 동네 바닷가 보니까 낭만스럽게 보이더라고요. 그걸 보고 돌아와서 보니까 우리동네 바닷가가 엄청 이쁜 곳인데 뒤늦게 보이더라고요.

— 상주마을이 고향인 분 인터뷰 중



질문: 산책할 때 본인이 좋아하는 장소가 있나요?
대답1: 솔밭. 나무를 되게 좋아하거든요. 우리보다 나무들이 더 살았잖아요. 큰 나무들을 보면 어른같은 느낌이 들어요. 이 많은 시간을 견딘 존재잖아요. 고난이 있어도 늘 지켜주는 느낌. 그리고 솔밭 뒤쪽에 큰 아름드리 나무가 있어요. 무슨 나무인지는 정확히 모르겠는데 보기 드문 가지를 가진 나무가 있어요.
질문: 그 공간에서는 무엇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세요?
대답1: 근데 이게 참 웃긴게 예전에는 여행왔을 때는 거기에서 의자 하나 갖다 놓고 돗자리 하나 두고 책보고 누워있고, 도시락 까먹고 그랬거든요. 처음에 이사와서도 그랬어요. 그런데 어느정도 마을사람들을 알고나니까 그걸 못하겠어요. 왜나면 그분들은 늘 농사로 바쁘고 늘 뭔가를 하는데 쉬지를 않아요. 그런데 나 혼자 여유로운게 미안하다고 해야하나? 여름에 어르신들이 쓰레기 줍는 공공근로를 해요. 그러는데 내가 거기서 돗자리 펴놓고 룰루랄라 할 수가 없는거예요. 아니까 다 인사는 해야하고, 그분들은 열심히 땡볕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그래서 더 못누려요. 그렇다고 누리는 게 부족하다는 생각은 안들지만 좋아하는 솔숲에서 앉아서 쉬고 여유를 부리기가 지역 주민으로써 불편해 지는 점이 있어요.
질문: 상주에서 아직 안해본 것이 있나요?
대답1: 캠핑은 해봤고. 여기 와서…
대답2: 뱃놀이를 안해봤다.
대답1: 우리 친한 사람들 중에는 배 있는 사람들이 없어서.
대답2: 물고기 잡는건 별로고, 그냥 달이 떴을 때 배를 타고 나가서 은빛 바다 위에서 달이 바다에 내려왔을 때, 그 은빛 물결 이런거 보고싶어요.
대답1: 우리가 그런거는 해본적이 없네. 옛날에 (밤에는) 달빛삼아 집에갔다고 하잖아요. 저희 집 가는 논길쪽으로 가면 보름달에는 밝다니까요. 그걸 여기 와서 알았어요.
대답2: 여긴 기분좋은 밝음이잖아. 도시에 가면 그냥 밝아. 밤이 아니야.
대답1:  달빛이 그렇게 밝은 줄 몰랐어요.
대답2:  시골에서는 달의 존재에 대해서 많이 알게 되는데, 울산에 가끔 가면 밤에 친구들 만나면, 지금이 낮인지 밤인지 백야인지 달빛인지 불빛인지 구분이 안될 정도로 도시가 까맣지 않아 밤이.

— 남해 어느 학교 교직원과 교사 인터뷰 중



(마을에) 재능이 있는 사람이 많아. 재능이 있으면 내 것만 할거야가 아니라 도움이 된다면 음식 잘하는 사람은 음식을 하고, 공부 잘하는 사람 있으면 공부알려주고, 만들기 소질있는 사람이 와서 뭐 해주고. 그런 사람이 많다는게 난 행복해. 또 만나면 즐겁고. 세상 살아가는 얘기들 별거 아닌데, 사람사는거 똑같잖아. 서로 공감할 수 있는 상대가 있다는게 좋은거 같아.

— 상주 어느 식당 주인 인터뷰 중



질문: 남자분들은 일하는 것 말고 뭐하나요?
대답1: 우리 신랑이 유일하게 좋아하는 건 낚시. 산도 좋아하고. 우리 신랑은 자연인이 로망이야. 나는 캠핑카 타고 돌아다닐꺼야. 우린 만날 수가 없어.
질문: 캠핑카 타고 올라가시면 되겠네요.
대답1: 차가 못올라가.
대답2: 차가 못오게 길을 조그만하게 낼거야.
질문: 어쩌다 한번씩 만나는 그런거에요?
대답2: 차 갖고 왔나. 깃발 하나 달아두면 내가 내려갈거고.
대답1: 그래. 꿈처럼 살거라고 믿고.

— 상주 어느 식당 주인 부부 인터뷰 중



질문: 대부분의 즐거움이 노동에서 오는 것 같아요.
대답: 굳이 내가 놀아야지 하면서 김밥싸고 하면서 이거는 노는게 아니야.
질문: 노동을 빼고서 논다는 것은 생각해본적이 없으세요?
대답: 그거는 없어. 그러면 너무 형식적이고 나한테는 거추장한 옷 같아. 예를 들어 두모에 유채꽃밭에 놀러가자 그리 하면은 가긴 가. 가는데 빠른 걸음을 걸어야 하는지 느린 걸음으로 걸어야 하는지 이걸 보고 꽃내음을 맡아야 하는지.
질문: 느껴보신 적이 없어서 어색한 거에요?
대답: 몰라. 그런거 같아. 차라리 유채꽃밭 가서 옆에 가시덩굴 좀 치워줘라, 치우면서 보라고 하면 그게 너무 자연스러운거야. 봉사쪽으로. 애들 가면 찔리니까 좀 치워달라 하면 그거 치워주면서 ‘아 이쁘다’ 하면서 커피 한 잔 하고, 그게 더 보람차고 ‘내가 뭔갈 했구나’, ‘내가 놀러왔구나’ 하는 게 있어.

— 상주 어느 식당 주인 인터뷰 중



질문: 거의 실내에서 많이 노세요?
대답: 밖에서 놀고 싶은데 같이 놀아 줄 사람이 없어요. 축구하러 갔는데 한달동안 패스를 안해줘. 외지 사람이라고.
질문: 그런데 어찌 조기축구회에 들어갔어요?
대답: 학생들이랑 공 차다가 따라갔는데, 공 자체를 안줘요. 그래서 이제 대장같은 사람에게 ‘행님 막걸리 한잔 하러 가시죠.’ 하고 친해지는 거죠. 그때부터 패스해주고. 하아, 유치한 자식들 같으니라고.

— 남해의 어느 학교 교사 인터뷰 중


질문: 그러면 살면서 여기서는 뭐하고 노는게 있나요?
대답: 작물! 마당에 텃밭이 있고. 지금 코로나 때문에 가게를 10일정도 닫았다가 지금 다시 열었어요.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심심하다고 인스타 그런데 보면 심심하다고 하는데 심심할 틈이 없고 시간이 금방 가고 아침에 일어나서 뭐 정리하고 심고 이러다 보면 또 저녁이 되고. 너무 시간이 빠르고 심심할 틈이 없어요. 심심하지가 않아요.

— 남해 귀촌한 부부 인터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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